동상이몽. 같은 침상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이라 하던가. 누가 만든 사자성어인지는 잘 몰라도, 아마 그 사람도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였던 게 아닐까. 키리시마는 내부에서 배신자들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그런 생각을 했다.
사람은 모두 다르니, 처음에 뜻이 맞았더라도 나중에는 지향점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조직의 배신자들은 대부분 그렇게 생겨났고, 소리 소문 없이 숙청되었다. 당연한 결과지. 조직의 사정을 잘 아는 자가 울타리를 빠져나가면 좋을 게 없으니까. 씁쓸한 일이지만, 키리시마는 그 죽음을 당연하다 여겼다.
“이러다가 나중에 조직이 둘로 쩍 갈라지는 거 아닌지 몰라, 하하”
동료들 중에선 그런 소릴 악의 없이 하는 자들도 있었지만, 키리시마는 그때마다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릴. 아무리 배신자가 나오고 이탈하는 동료가 나와도, 결국 자신들은 한 보스 아래에서 모여 있다. 자신들의 보스, 롯카쿠는 인망이 두텁고 현명했으며 제 조직의 모두를 아끼는 인격자였다. 물론 그 조직이 범죄조직이라는 것과 불법적인 일을 합법적인 듯 저지르며 다니는 것은 문제라 할 수 있었겠지만, 어쩌겠는가. 이 세상은 지독하게도 불공평해서 누군가는 손을 더럽히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었다. 뒷골목에서 굶어죽고, 강도에게 뱃속의 내용물까지 탈탈 털려 죽고, 납치당해 죽고… 그렇게 살던 자신들을 제대로 된 인간으로 만들어 준 게 롯카쿠고 사이토다.
보스인 롯카쿠와 언더보스인 사이토는 슬럼가를 떠도는 소년소녀들에게 잘 곳과 먹을 것을 제공해 주었고, 이름도 주었다. 그런 분들을 배신하는 것도 이해가 잘 안 가는데, 아예 통째로 떨어져 나가 대립하다니. 가능할 리가 없지 않는가. 그리고 뒷골목 출신이 아니라 해도 결국은 모두 보스와 언더보스의 은혜로 살고 있다.
그러니, 조직이 둘로 갈라질 일은 없어.
그렇게 생각한 키리시마의 환상이 깨진 것은,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이브 날의 아침이었다.
“언더보스가 사라졌습니다. 언더보스의 은총을 입은 사람들과 같이”
키노시타의 보고는 꽤나 무덤덤했다. 자칫 잘못하면, 사태의 심각성을 잊어버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롯카쿠는 이런 일을 예상했다는 듯 담배만 태우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근엄한 얼굴에, 깊은 근심이 느껴졌다.
말이 없는 보스를 대신해 입을 연 것은 보스의 총알받이인 키리시마였다.
“사실인가? 키노시타”
“그래. 나도 보고받은 거지만 들어온 보고가 두 자리 수를 넘으니 확실하다 봐야겠지. 실제로 지금 그쪽 애들이랑은 연락이 안 되고…”
‘그쪽 애들’ 이란 아마 사이토가 데려온 동료들을 말하는 거겠지. 키리시마는 수많은 동료들 중 사이토의 손에 이끌려 왔던 얼굴들을 떠올려 봤다. 사에키, 히라하라, 타가미… 모두 조직에서 중요한 인물들이었다. 배신이라도 했다간, 조직에 큰 구멍이 뚫릴게 뻔했다. 하지만 그가 제일 먼저, 굳이 이름을 부르면서 까지 행방을 찾는 이는 따로 있었다.
“에노키도 사라졌나?”
다른 동료들도 중요하지만, 키리시마가 가장 신경 쓰이는 건 그녀였다. 사이토가 데려온 아이들 중 가장 특이했던 존재. 뒷골목에서 자란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팔려온 것도 아닌 것 같은 에노키는 언제나 사이토의 가장 가까이에 있었다. 정확하게는 사이토가 그녀를 곁에 두게 한 것이겠지만, 어차피 겉보기에는 같으니 뭐라 표현해도 좋겠지.
언더보스의 곁에 있던 그녀는 자연스럽게 보스의 총알받이인 키리시마와 언더보스의 총알받이인 사에키와 친해졌다. 조직에 처음 와 적응하지 못할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녀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키리시마는 같이 지낸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녀를 각별하게도 생각했다. 가족처럼, 혹은 제 반쪽처럼.
그러니 그가 지금, 가장 먼저 그녀의 행방을 묻는 것도 이상하진 않다. 키노시타도 그걸 납득하고 있는지 순순히 제가 아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다행이라고 할까. 에노키는 여기 있어. 어제 출장 다녀온 후 여기서 잤거든”
“그런가”
정말로 다행이다. 키리시마는 그 대답에 자신이 제일 안심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 생각은 틀린 것이었다.
“키노시타, 에노키를 내 방으로 데려와라”
“네?”
긴 침묵을 깨고 입을 연 롯카쿠는 대뜸 그렇게 말하고 부하들에게 다가왔다. 아까 전까지 얼굴 가득했던 근심은 어디로 간 걸까. 그들의 보스는 절호의 기회라도 잡은 듯 개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분명 에노키를 찾으러 여기로 올 테니, 준비를 해야겠지”
‘누구든 오면 죽이지는 말도록’ 그렇게 말한 롯카쿠가 책상 밑의 권총을 확인했다.
생포해라는 건 얼핏 들었을 때는 온정이라도 베푸는 것 같이 느껴지지만, 키리시마와 키노시타는 알고 있었다. 때로는 깔끔한 죽음이, 죽지 못하고 이어지는 고통보다 자비롭다는 걸 말이다.
‘사에키만 아니면 좋겠군’
키리시마는 같은 총알받이로서 함께한 세월이 긴 친우만큼은 조우하지 않길 빌며 숨을 들이마셨다. 차라리 히라하라나 타가미라면, 조금 더 독한 마음으로 싸울 수 있겠지만. 그래도 조우하고 싶지 않은 건 똑같았다. 어제까지는, 모두 동료였으니까.
아직 모든 것이 꿈만 같다. 자신은 롯카쿠의 은혜를 받고 살아가지만, 그래도 사이토의 은혜를 받은 이들을 동료가 아니라 생각한 적이 없는데.
슬쩍 쳐다본 창밖이 희었다. 언제부터였을까. 밖에는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에노키는 잠이 덜 깬 상태로 롯카쿠의 방까지 배달되었다. ‘버려진 건가’ ‘아냐, 분실물이지’ ‘곧 언더보스가 데리러 오겠지. 그리도 아꼈으니까’ 동료들의 수군거림이 들리긴 하는 걸까. 약간은 불온한 표정으로 다가온 에노키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보스 대신 키리시마에게 물었다.
“키리시마, 뭐가 어떻게 된 거예요? 사이토 씨가 사라졌다던데, 다들 없어졌다고…”
“말 그대로다. 왜 돌아선 건진 정확하게 모르지만, 모두가 너를 데리러 올 거라고 하더군. 보스도 마찬가지고”
당황하는 그녀의 등을 토닥여준 키리시마는 롯카쿠에게 어떻게 해야 좋을지 눈빛으로 물었다. ‘흠’ 불도 붙이지 않은 담배를 물고 애꿎은 책상만 손가락으로 툭툭 치던 그는 지나치게 겁을 먹은 부하에게 안심하라는 듯 손짓했다.
“긴장할 필요 없다 에노키. 혹시 뭔가 들은 건 없나?”
“없어요. 전 어제 막 돌아왔고, 그 전에도 연락은 업무에 관련된 것뿐이었고…”
“그런가. 뭐, 네가 알았다면 여기서 이러고 있을 리는 없지. 널 의심하는 건 아니다. 일단 앉아. 편하게 있도록. 나는 널 보호하려는 것뿐이니까”
“예…”
떨떠름하게 대답한 에노키는 구석의 의자에 앉았지만 그리 편해보이진 않았다. 이래서는 마치 벌이라도 세우는 것 같다. 한숨을 쉰 보스는 제 충실한 부하에게 물었다.
“키리시마, 에노키를 잘 보호하도록. 긴장이 풀리게 이야기라도 나눠라”
“네? 그러면 보스는…”
“나도 어차피 이 방에 있을 거니 걱정 않아도 된다. 다만 에노키 쪽에 더 신경 쓰고 있으란 것뿐이지. 놈들은 반드시 여기로 올 거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꼭 살려둬라”
“알겠습니다”
길고 긴 하루가 될 것이다. 키리시마는 품속의 나이프를 언제든 꺼낼 수 있게 준비하고 에노키의 곁에 앉았다. ‘괜찮다, 에노키’ 무엇이 괜찮은지도 모르면서 키리시마는 무작정 그렇게 위로를 했다.
그는 그저 에노키가 불안해하지 않기를 바랐다.
처음 그녀를 만난 날도 자신은 괜찮다는 말을 했었지. 되돌아보면, 그리 오랜 시간이 흐르지도 않았었다. 기껏해야 7년 정도인가. 살아온 세월을 생각하면 긴 기간이지만, 그동안 쌓아온 유대와 정에 비하면 짧다 못해 찰나 같은 시간이다. 에노키가 사격을 배우고, 마약을 구분할 줄 알고, 진품과 가품을 구분할 수 있게 되는 기간 동안 늘 괜찮다는 말을 해 주는 건 키리시마의 역이었다. 물론 키리시마가 다쳐오거나, 그가 힘들 때 괜찮다고 말하는 것은 또 에노키의 역이었지. 그러니 오늘도 괜찮다. 서로 이렇게 괜찮다는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사건이 다 끝나있을 것이다. 두 사람은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번엔 혼자 일을 나갔었나?”
“네. 타가미랑 히라하라도 동행하기로 했었는데… 두 사람 다 급히 일정이 생겨서 저 혼자 갔다왔어요”
“그런가”
급히 변경된 일정이란 분명 배신의 준비를 위한 작업이었겠지. 키리시마는 언제나 붙어 다녔던 두 동료의 모습을 떠올렸다. 히라하라와 타가미는 소꿉친구라, 조직에 들어오기 전부터 함께였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일까, 조직에 들어와서도 함께 행동하는 게 잦았고 상사들도 둘이 붙어 다니게 내버려 두곤 했다. 소꿉친구 둘과 에노키까지 셋. 조직의 마약밀매를 담당하는 그들은 총알받이인 자신들과 달리 늘 여기저기를 쏘다니느라 자유로워 보였지. 물론 총알받이 신세를 원망하는 건 아니었다. 말이 총알받이지. 대우는 보디가드 같은 거였으니까. 다만 그는 언제나 에노키와 함께 다니는 두 사람이 부러울 뿐이었다. 특히, 언제나 에노키의 옆을 차지했던 타가미가.
째깍째깍. 시계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것은 분명 극도로 긴장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몇 시간이나 흘렀을까. 바깥의 눈도 서서히 그쳐가고 이야기 주제가 떨어졌을 때 쯤 롯카쿠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잠깐 술을 가져오지. 다들 한 잔씩 해”
“그래도 되는 겁니까?”
“한 잔 정도는 괜찮지. 위스키… 아니, 와인이 좋나?”
일부러 독한 술을 고르지 않는 건 에노키를 위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보스가 자신 때문에 굳이 종류를 바꾸는 것은 싫은지 고개를 저었고, 롯카쿠는 못 말린다는 듯 웃었다. ‘그럼 위스키로’ 확인하듯 한 번 더 말한 롯카쿠는 방 뒤쪽의 작은 창고로 들어갔다. 술과 담배, 그리고 각종 중요한 것이 모두 모여 있는 저 창고는 오직 롯카쿠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
“…정말 위스키로 괜찮나?”
“그럼요, 저 의외로 술 잘 마신다고요?”
“잘 마신다의 기준이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믿어주지”
그러고 보니 술 하면 키노시타인데. 지금 쯤 경계를 서느라 바쁠까. 생각이 난 김에 상황도 물어볼 겸 무전을 켠 키리시마는 조용히 동료의 이름을 불렀다. ‘키노시타’ 소리가 너무 작았는지,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키리시마는 조금 더 큰 소리로 상대를 불렀다.
“키노시타?”
여전히 대답이 없다. 뭔가 이상하다. 그는 등골이 오싹해져 도저히 앉아있을 수 없었다. 두 번이나 불렀는데도 대답이 없는 키노시타도 이상하지만, 같은 무전을 쓰는 타니자키나 다른 동료들 까지 입을 다물고 있는 건 이상하다.
“에노키, 잠깐 여기 보스랑 있도록. 보스가 돌아온다면 최대한 가까이 붙어있어라”
“응? 어디 가요 키리시마?”
“잠깐 밖에. 걱정 마라. 상황만 보고 금방 올 테니까”
원래는 자리를 떠선 안 되지만, 바깥에서 연락이 끊겼다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에노키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춰준 키리시마는 슬그머니 방을 나갔다.
째깍째깍. 또 시계소리만이 시끄럽게 귀를 괴롭힌다.
에노키는 혼자 남자 마음이 더 싱숭생숭 해진건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창고 쪽을 향해 외쳤다.
“보스? 많이 바쁘세요?”
이런, 이쪽도 대답이 없다. 에노키는 열리지도 않고 침묵하는 문 때문에 오히려 더 불안해져 버렸다. 고장 난 것처럼 엉거주춤 일어나, 살금살금 문에 다가간 그녀는 보스가 있을 창고 문을 두드렸다.
“롯카쿠 씨, 롯카쿠 씨!”
문이 너무 두꺼워서인가. 아니면 정말 보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문 너머는 조용하기만 했다. ‘키리시마’ 홀로 남겨진 상황에서 가장 먼저 키리시마를 떠올린 에노키는 핸드폰을 꺼내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제가 불안한 것과 별개로, 보스가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건 대사건이었다. 제게 남은 침착함을 다 끌어 모아 통화 버튼을 누른 그녀는 규칙적인 통화 연결음에 맞춰 호흡했다.
4번, 아니 5번인가. 연결음이 그 쯤 울렸을 때 통화는 겨우 연결되었다.
“키리시마, 지금 보스가…”
“에노키”
제 말을 잘라먹는 목소리가 차가웠다. 아, 키리시마가 아니다. 그의 목소리는 아니지만, 제가 명백하게 알고 있는 음색을 들은 그녀는 눈앞에 어른거리는 노을빛 눈동자에 숨을 삼켰다. 심장 뛰는 소리가, 시계소리를 깔끔하게 먹어치웠다.
“어디야?”
대답하면 안 된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는 자신을 잡으러 온 게 분명했고, 지금 키리시마의 핸드폰을 대신 받았다. 무슨 일이 벌어졌나는 굳이 상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말 안 할 거면 됐어. 찾으면 그만이지. 다른 새끼들이 찾기 전에 내가 제일 먼저 찾아줄 테니까…”
‘숨넘어가게 실컷 울면서 기다려’ 낮게 읊조린 타가미가 전화를 끊었다.
통화 종료. 이 네 글자가 이토록 무서웠던 적이 있었던가. 그녀는 급하게 권총을 꺼내 보스의 책상 밑으로 숨었다. 비록 하는 일의 대부분이 밀수라 해도, 그녀의 사격실력은 훌륭한 편이었다. 만약의 상황이 닥치면, 자기 몸을 지키는 정도는 할 수 있다. 권총을 장전한 그녀는 제발 이 방에 누구도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째깍. 째깍. 달칵. 째깍.
계속되는 시계소리의 틈새로 무언가가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키리시마인가. 키리시마일 것이다. 헛된 희망을 품는 그녀와 달리 발걸음의 주인은 냉정했다.
책상 바로 앞. 우두커니 멈춰 선 상대방은 고개 숙여 에노키와 눈을 맞추었다.
“찾았다”
웃지도 울고 있지도 않는 표정. 지독하게 나른하고 무덤덤한 얼굴로 나타난 그는 제게 총구를 들이밀고 있는 에노키에게 조금씩 다가갔다.
“여기 있을 줄 알았어”
“…타, 가미…”
“귀찮게… 보스랑 언더보스의 개싸움에 휘말린 건 불쾌하지만, 뭐 덕분에 이런 기회도 왔고”
“무슨 소리에요? 기회라니…?”
설마 자신을 죽이려는 걸까 덜컥 겁이 난 에노키는 그의 어깨를 노리고 방아쇠를 당기려 했지만 실패했다. 타가미의 손이, 빠르게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기 때문이었다.
“언더보스에게 널 데려가는 게 내 일이다만… 난 그 사람 개 노릇이나 하려고 여기 온 게 아니거든”
으스러뜨릴 듯 손목을 꽉 쥔 타가미가 그녀를 책상 밑에서 끌어냈다. 쿵. 쿵. 창고 쪽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지만 그는 보스가 저기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지 전혀 놀라지 않았다. 성큼성큼. 창고 앞으로 에노키를 끌고 간 타가미는 들으라는 듯 문에 속삭였다.
“신세 많았습니다, 보스. 크리스마스 잘 보내시길”
퍽. 에노키의 뒷목을 쳐 기절시킨 그는 축 늘어진 그녀를 안고 조용히 방을 빠져나갔다.
째깍. 째각. 오전 12시가 막 지난 시계는 아무도 없는 방을 초침 소리로 가득 채웠다.
바깥의 눈은 이미 그쳐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