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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 고아라며?” 체이스 콜린스에게 따라 붙는 모든 소문은 이 한 마디에서 시작됐다.

 

체이스 콜린스는 전학생이었다. 그는 유복한 가정 출신이었으나 불행하게도 두 달 즈음 전에 양친이 사고로 사망하고, 지금은 혼자 살고 있다는 이야기가 그의 전학과 동시에 삽시간에 퍼졌다. 막대한 유산 중 일부를 학교의 재단에 기부함으로써 전학을 올 수 있게 되었다나.

 

하지만 가정사에 관련된 불운한 이야기를 달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짧은 곱슬머리가 어울리는 준수한 얼굴 생김새와 큰 키, 서글서글한 성격까지 갖춘 콜린스는 심지어 첫 학기에 전교 2등이라는 성적을 받으며 단숨에 학교의 인기인으로 등극했다. 대부분의 학생과 교사는 콜린스를 매우 좋게 평가했다. 언제든 교내의 누군가는 반드시 그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에게 관련된 소문은 소곤거리는 목소리를 타고 귀와 귀를 건너 학교 전체에 퍼졌다. 갑작스레 나타난 매력적인 전학생의 과거를 더 알고 싶은 선망의 목소리이기도 했고 외모와 성적, 집안까지 출중한 그를 시기하는 목소리이기도 했다. 그는 너무나 완벽한 나머지 몇몇 사람들에게는 외려 꺼림칙한 존재였던 것이다. 갑자기 나타난 완벽한 전학생? 그런 건 순정 소설에나 나오는 일이지.

 

하나만 인용을 해보자면, 이게 좋을 것 같다. 체이스 콜린스는 전에 있던 학교에서 그를 시기하고 질투하던 불량 학생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다가 마침내 그들에게 얻어맞기에 이르렀고, 그것을 알게 된 부모가 콜린스를 전학시키려고 했다. 그러자 콜린스가 학교를 떠나는 것을 불만스럽게 여긴 예의 불량 학생들이 콜린스의 부모가 타는 자가용에 손을 써서 사고를 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는 말 그대로 헛소리였다. 아무리 괴롭히던 상대가 사라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그 부모의 차를 뒤집어버린다는 게 말이나 되나. 생각이 그대로 얼굴에 드러났던 모양인지 내게 그 이야기를 해주던 그리 친하지도 그리 어색하지도 않은 반 친구는 적당히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사라져 버렸다.

 

그 이후로도 콜린스는 여러 아이들과 어울려 지냈다. 소위 ‘가장 잘 나가는’ 입스위치의 아들들-그리고 그들의 연인들-과 어울려 시내를 다니곤 하는 것 같았으나 그 잘 나가는 무리에 속하지 않은 내가 자세히 알 길은 없었고, 소문은 여전히 조용하게 돌고 있는 모양이었지만 굳이 알려고 들지 않는 이상 아무도 내게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지는 않았다.

 

나는 체이스 콜린스를 꺼려하는 ‘몇몇’에 속하는, 체이스 콜린스의 옆자리 여학생이었다.

 

/

 

분명 낮에 집에서 나올 때까지만 해도 하늘은 맑고 햇볕은 따뜻했는데 오후 세시 반 즈음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더니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새파란 하늘이 고작 십 분 사이에 먹구름 가득한 잿빛으로 변한 것을 보고 있으니 허탈한 기분마저 들었다. 여기가 런던도 아니고 말이야. 입고 온 점퍼에 달려 있는 모자를 뒤집어쓰고 걸음을 서둘렀다. 부슬부슬, 내리는 둥 마는 둥 하는 비라고 해도 맞을 때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다. 공들여 한 화장이 무너지는 것도 싫고.

 

겨울의 밤은 빠르게 찾아온다. 집 뒤의 공원을 빠른 걸음으로 가로지르고 있을 때에는 이미 어둑어둑한 밤이었다. 갑작스레 내리기 시작한 비 때문인지 길에도 공원에도 인기척이라고는 없었다. 가로등이 드문드문 켜져 있는 조용한 공원은 어쩐지 을씨년스럽다 못해 음산하기까지 해서, 워커를 신은 발이 아파오기는 했지만 애써 짧은 다리를 쭉쭉 뻗었다. 송별회를 늦게까지 끈 학교 선배를 원망하면서. 그래도 찬바람에 술이 깨는 것 같아서, 그건 나쁘지 않았다. 허공에 흩어지는 흰 날숨의 반은 알코올일 만큼 마셨으니까.

 

그렇게 간신히 공원을 빠져나왔을 때였다. 차 한 대가 오른쪽에서 나타나더니, 공원 앞에 딱 멈춰 섰다. 내 바로 앞이었다. 하지만 평범한 유학생인 내가 아는 사람의 차라고 생각하기에 나에게는 그만한 인맥이 없었고, 그 번쩍거리는 검은색 차에 얽힌 사연보다 비를 최대한 적게 맞고 집에 가는 것이 당장 더 중요한 사안이었으므로, 차를 비껴 횡단보도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잠깐만.” 문득 목소리가 들렸다. “너무 매정하게 가는 거 아니야? 시선 한 번 안 주고.”

 

반사적으로 걸음을 멈췄다. 모르는 남자의 목소리였다. 동시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고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비에 좀 젖더라도 이어폰을 끼고 올 걸 그랬다. 모르는 척 성큼성큼 가버릴 수 있었을 텐데.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차의 뒷좌석 문이 열리더니 선글라스를 낀 말쑥한 차림새의 사내가 단정한 몸짓으로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검은 우산을 펴든다. 우산이 없어서 비를 맞고 가는 사람을 불러 세워놓고 본인은 커다란 우산을 여유롭게 펴드는 행동이라니, 대놓고 의심스러운 차에서 내린 대놓고 의심스러운 사람만 아니었다면 나는 심산이 뒤틀렸을지도 모르겠다. 주먹만 한 작은 얼굴의 사내는 내 경계하는 시선을 읽었는지 히죽 웃으면서 우산을 들지 않은 손으로 선글라스를 벗었다.

 

“……맙소사, 콜린스?”

“오랜만이지, 소피?”

 

익숙한 얼굴이 전과 다름없이 매력적인 미소를 뿜어내고 있었다. 비가 내리는 어두운 밤이었지만 나는 그의 얼굴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참으로 이상한 일이지만, 그와 내가 학창 시절에 가까운 사이이기는커녕 하루에 열 마디 나눌까 말까 한 사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조금 전까지 내 몸을 뻣뻣하게 만들고 있던 긴장과 경계심 따위가 누그러진다. 사실 ‘전혀 모르는 수상한 사람’과 ‘몇 년 간 연락할 일 없다가 갑자기 나타난 수상한 동창’은 똑같이 의심스러운 것 아닌가. 아는 얼굴이라는 이유만으로 경계를 풀다니 나는 아마 살다가 뒤통수 한 번 크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나를 불러 세워놓고 여전히 본인만 우산을 쓴 채로, 타고 온 차를 돌려보냈다. 창문을 두드리고 손짓을 몇 번 하자 차는 엔진 소리를 내며 텅 빈 거리 멀리로 사라졌고, 콜린스는 우산을 들고 내게로 성큼 다가온다. 커다란 우산이 머리 위에 드리워지고 나는 모자를 벗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이게 무슨 일이야, 콜린스?”

 

내가 어떻게 그렇게 이성적으로 평범한 질문을 할 수 있었는지 나 자신도 잘 모르겠지만, 나는 어쨌든 그렇게 물었다. 아마 술기운이었겠지.

 

“체이스라고 불러. 잠깐만, 너 술 마셨어?”

“연말이잖아. 학교 사람들이랑 조금.”

“세상에……. 하긴, 우리도 이제 성인이었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벌써 4년이니까, 그렇지? 아직도 어린 나이지만.”

 

확실히 스물 셋이면 다 큰 건 아니지. 체이스는 키득거리고 웃으면서 한 손으로 우리 집 쪽의 거리를 향해 나를 이끌었다. 술을 마시고 비를 맞으면서 집에 가다가, 번쩍거리는 검은 차를 타고 나타난 고등학교 시절의 별로 친하지도 않았던―그러나 유명했던― 동창을 만나 집까지 에스코트 받는 상황이 흔한 상황은 아닐 테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불쾌하지는 않았다. 검은 양복을 입은 체이스가 멋있어서 그랬던 걸까? 물론 그게 다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 자리에 키도 작고 빼빼 말라선 여자들 다리나 훔쳐보는 마이클이 서있었다면 나는 자연재해라도 혼자 뚫고 갔을 걸. 그러니 솔직히 인정하자. 고등학교 시절까지만 해도 소년티가 남아있던 체이스는 언제 이렇게 세련된 어른이 되었는지, 나는 주책없게도 콩닥거리고 있었다.

 

“그래서, 대학 다녀?”

“응. 어떻게 알았어?”

“조금 전에 네 입으로 학교 사람들이랑 마셨다고 했잖아.”

“아, 맞다.”

 

체이스는 우산을 든 손으로 내 어깨를 툭 쳤다. 그리고 천진하게 웃었다. 이 웃는 얼굴은 그대로였다. 나 지금 좀 전 애인처럼 회상하고 있네.

 

“그 똑똑하던 소피는 어디로 갔나 몰라.”

“그렇게 부르지 마.”

“왜,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고 좋은데.”

 

이번에는 내가 그의 팔을 쿡 쥐어박았고, 그는 엄살스럽게 몸을 움츠리며 웃었다. 우리가 깔깔거리고 웃는 소리만 비 내리는 어두운 거리에 울리고 있었다. 체이스는 전에도 이랬던 것 같다. 그가 있는 무리는 늘 즐거워 보였다. 나는 그것을 그가 가진 일종의 능력이라고 생각하곤 했는데,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는 걸 보니 어쩌면 이건 정말로 그가 가진 특별한 재능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얼핏 든다.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건 아니다. 특히 나처럼 말재주가 없는 사람을 상대로 대화를 즐겁게 만드는 건.

 

“너는? 잘 지냈어? 고등학교 졸업하고 다른 애들이랑 연락은 하겠지?”

 

나는 상당히 가벼운 마음으로 물었다. 그러나 체이스는 내 말에 웃음기를 살짝 거두더니, 망설이듯 입을 열었다. 분위기가 변한 것 같았고, 내가 못 할 질문을 한 건가 싶어서 나는 조금 멍해졌다. 그러나 내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는 없었으므로 그의 답을 기다리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고.

 

“그게……, 좀 복잡하네.”

“……?”

 

잠시 침묵이 있었다. 잠시, 라고 부르기에는 긴 침묵이었다. 우산 위를 두드리는 빗소리를 감상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체이스는 길의 끝을 바라보다가,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면서 아무렇지 않은 듯 대화 주제를 바꾸었다.

 

“음……, 그래서, 교육 대학에 간 거야? 그러고 싶다고 했잖아.”

 

그의 반듯한 옆모습을 보고 내심 감탄하던 나는 그의 시선에 움츠러들듯 놀라고 말았다.

 

“어, 어? 응. 그렇게 됐어. 이제 내년이면 졸업반이야.”

“잘 됐네, 축하해.”

 

축하는 무슨. 피터지게 공부해야해. 바닥을 툭툭 차면서 내가 대답했다. 조금 전 내가 물었던 질문에 그가 제대로 대답하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다시 그 이야기를 꺼낼 만큼 나는 눈치가 없지 않았다. 왜 오늘 나를 찾아온 것인지 묻지 않고 있는 것도 그 눈치의 연장선이었고.

 

“그러면, 졸업반이 되기 전에 외국 여행을 할 생각은?”

 

네? ――무슨 농담이냐고 물으려던 나는, 체이스가 너무나 단호해 보여서 할 말을 잃는다.

 

“……뭐?”

 

그 대신 나는 간신히 한 음절만을 뱉을 수 있었다. 내 당황을 예상하기라도 한 것처럼―당연하지. 예상하지 못했을 리가 있나.―, 그는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웃음을 나에게 보냈다. 지금부터 이어질 이야기를 들어서는 안 될 것 같은 예감이 불현듯 들었으나, 상황은 나의 통제 밖에 있었다.

 

“내가 왜 오늘 널 찾아왔을 거라고 생각해?”

“…….”

 

분명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내가 알아서 좋을 것 없는, 그런 종류의 것들 말이다. 나는 체이스 콜린스에게 얽혀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도망치려면 지금 뿐이야.

 

“고등학생 때, 네가 내 옆자리에 앉았었던 건 기억하지?”

“……어, 응.”

“그 때부터 내가 널 좋아했다고 하면 믿을 거야?”

 

그는 이제 나를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는 꽤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좋아했다] 그 목소리가 귓가에 메아리처럼 울렸다.

 

“……아니.”

 

기뻤느냐하면, 그건 아니다.

 

“너무 옛날 일인걸. 그 때부터 날 한 번도 못 봤는데 계속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도 말이 안 되고.”

 

솔직히 거짓말하고 있는 게 아닐까, 날 어딘가에 이용하려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주 위에서 말했다시피, 나는 그다지 순정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으니까. 말하자면 오히려 아주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아니, 아니. 네가 날 못 본 거지.”

“……어?”

“아, 이런. 이거까지 말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자조하는 듯 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부끄러워하거나 죄책감을 느끼는 얼굴은 아니었다. 그는 얼굴을 한 번 쓸어내리며 웃고, 다시 어깨를 바르게 펴면서 나를 마주 본다.

 

“맞아.”

“……체이스…….”

“널 감시하고 있었어.”

 

남자를 만나려고 해도 일이 풀리지 않았던 게 다 얘 때문이었구나. 내 겁 없는 두뇌가 한 구석에서 지금까지 사 년 간 해결되지 않았던 미스터리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었다. 나는 침을 삼켰다. 그리고 심호흡을 했다. 당황하지 않으려고. 간신히 기겁해 뒤로 물러나는 것은 참았지만, 입은 내가 원하거나 말거나 내 의식의 흐름을 그대로 뱉고 있었다.

 

“……스토커네…….”

“그렇게도 부르지.”

“……일단 날 집에 보내줘.”

“경찰에 신고하려고?”

 

내 마음 속은 언제부터 얘한테 이렇게 뻔히 읽히고 있었던 걸까. 차라리 비를 맞고 집에 가는 게 훨씬 좋았을 뻔 했다. 낯선 목소리가 나를 불러 세웠을 때 무시했어야 했다. 후다닥 도망쳤어야 했다. 지금까지 웃고 떠들며 한 블록을 걸어 내려온 자신이 꽤 많이 원망스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체이스는 나를 향하여 한 걸음 다가왔고, 우리 사이는 기껏해야 십 센티미터 간격을 두고 있었을 뿐이었으며―나는 거의 비명을 지를 뻔 했다. 옆구리에 작고 둥그런 무언가가 다가왔을 때. 피부 위를 꾹 누르는 그것은, 아마도 분명히, 총일 것 같았다.

 

“그러지 않는 게 좋아.”

“…….”

“그러니까, 처음부터 냉큼 알았다고 외국에 가겠다고 했으면 됐잖아.”

“…….”

“내가 하는 말도 곧이곧대로 믿고 말이야. 내가 왜 좋아하는 여자한테 이런 식으로 협박을 해야 해?”

 

그걸 지금 내 탓을 하는 거니.

 

“같이 갈 거지?”

“……그래.”

“좋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얼굴이 뜨거웠다. 이제 와서 좀 울 것 같은 기분이 든 탓이다. 체이스는 만족한 얼굴로 한 걸음 물러섰고, 내 옆구리에 닿아 있던 둥근 감촉도 사라졌다. 기분 좋게 웃으며 체이스는 적의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그 손을 들어 올렸다.

 

“……아, 미친.”

 

그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원기둥 모양의 프루팁스였다.

 

“나는 총이라고 한 적 없어.”

“아, 체이스…….”

 

나는 어이가 없어서 눈물이 났다. 체이스는 양 쪽 눈썹을 다른 각도로 찡그리면서 프루팁스를 내 주머니에 넣어주었다.

 

“설마 내가 너한테 총을 들이대겠어?”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외투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가지고 있긴 하지만, 너한테 쓰진 않아.”

 

그리고 검은색의 매끈한 권총을 꺼내서 내게 앞뒤로 보여주고, 다시 원래 자리에 돌려놓았다. 나는 이 우스꽝스럽고, 말도 안 되고, 거짓말 같은 상황 속에서 할 말을 잃고 영화에 나오는 멍청한 여자애처럼 허탈하게 웃으면서 울고 있었다.

 

“너 대체 학교 졸업하고 뭘 한 거야…….”

“내 부모를 죽인 사람을 찾아가서, 일종의 사업을 좀 물려받았지.”

“너 되게 범죄 영화 주인공처럼 말하는 거 알아?”

“뭐, 비슷하네. 그 사람들에게는 영화지만, 나한테는 현실이라는 걸 빼면.”

 

…….

 

“그건 그렇고, 요즘 범죄 영화는 좀 현실성이 없어. 지루해서 금방 끄게 되더라니까.”

 

그래……. 어련하시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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